[H story] 우리 몸 '1차 방어막' 장(腸) -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소장(小腸) 점막이 손상돼 유해물질이 침투하면 소화기 증상·알레르기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, 이로 인해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질병이 생긴다. 이같은 증상을 '새는 장 증후군'이라고 하는데, 이 병이 최근 의학계의 관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. '새는 장 증후군'이 자가면역질환·알레르기질환·치매·자폐증 등 원인도 모르고 치료도 잘 안되는 병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·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의학·과학 잡지에 실리고 있다.
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는 "지금까지 장은 영양소를 소화·흡수하는 기관으로만 생각했다"며 "그러나 장이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한 1차 방어막 역할을 하며, 면역의 70~80%를 담당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면역기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'장 건강'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"고 말했다.
그런데 장은 다른 장기와 달리 점막 세포가 한겹으로 돼 있어 외부 유해물질에 취약하다. 따라서 감염, 약물, 술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장 점막에 틈이 생기고, 이 틈으로 나쁜 세균(살모넬라, 대장균 등)과 나쁜 세균이 내뿜는 물질인 '내독소' 등이 몸 속으로 유입된다. 이런 물질은 염증을 유발하며, 혈류를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키거나 원래 앓던 병을 악화시킨다.
난치병도 이런 과정을 통해 생기므로, '새는 장 증후군' 치료를 통해 난치병을 정복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. 최근에는 '새는 장 증후군'의 진단방법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. 미국 메릴랜드 의대 알레시오 파사노 교수는 장 점막을 헐겁게 하는 단백질 '조눌린(zonulin)'을 발견하고, 조눌린의 양을 측정해 '새는 장 증후군'을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. 또 조눌린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를 개발 중이다. 박석삼의원 박석삼 원장은 "조눌린을 억제하면 새는 장 증후군이 치료될 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등 연관 질병도 같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"고 말했다. 관련기사 E2면
☞새는 장 증후군
소장이 감염, 글루텐(밀가루 단백질), 항생제·소염진통제, 술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장 점막의 세포와 세포 사이의 치밀한 결합이 깨지면서 틈이 생긴다. 이 틈으로 나쁜 세균, 소화 안 된 음식물, 중금속 등이 침투하면서 염증 등을 만들고,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.
/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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